원문 출처 : https://www.vogue.co.uk/arts-and-lifestyle/article/gillian-anderson-interview-sex-education-2
맡으신 진이라는 캐릭터는 정말 매력적인데요, 두 번째 시즌을 촬영하시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셨나요?
이번 시즌에는 진에 대해 좀 더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이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는 성관계에 관련된 일이라면 부끄럼 하나 없이 당당하게 이야기하죠. 물론 본인과 진지한 관계가 될 수 있는 사이가 아닐 경우에 한해서지만요. 거리낌 없고 부적절 한순간도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않죠.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모순 덩어리이기도 해요. 성 문제 및 관계 상담 전문 가면서도 자녀인 오티스의 서랍을 뒤지기도 하죠. 그리고 또 연기하면서 여성들이 나이 들면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서도 표현하고 싶었어요. 나이 먹다 보면 가끔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되잖아요. 폐경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시즌 2 예고편을 보니 오티스 학교에서 강의 비슷한 걸 하던데요? 오티스가 어떻게 반응할까요?
당연히 오티스에게는 괴로운 일일 거예요. 엄마가 학교에 온 것 자체만으로도 괴로울 텐데 친구들 앞에서 섹스 이야기를 한다는 건 충격일 수밖에 없죠. 아마 학생들 앞에서 강의하는 장면 만큼은 시청자들도 진을 부끄러워할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좀 걱정했었던 게, 진이랑 어울리지 않는 장면 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진이 좀 변덕스럽고, 웃기긴 하지만 섹시한? 사람이잖아요.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죠. 결과적으로 꽤 자연스러웠는데 원래 그 정도 자신감 가진 사람들은 가끔 선을 넘기도 하니까요. 진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작은 흠들을 보여주지만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죠. 누구도 완벽하지 않으니까요.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는 현시대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시즌 1의 성공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제까지 없었던 종류의 드라마인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에게 이제까지 말하기 부끄러워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해주죠. 그런 (부끄러운) 주제들은 모든 이의 일상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모른 척 이야기하지 않죠. 감정적이게 된다거나, 스스로를 드러내기 무섭다는 이유로요. 그런데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는 한 번에 이 모든 이야기들을 내놓죠. 제가 내숭 떠는 편은 아닌데도 보기 민망한 장면도 있었으니까요. 충격적일 수 있지만 그래서 더 대단한 것 같아요.
솔직한 대사들이 더욱 빛났던 것 같은데요. 혹시 그렇기 때문에 팬들이 무례한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었나요?
별로 그렇진 않았어요. 저녁 먹으러 갔었는데, 어떤 술 취한 남자가 저에게 와서 10대들의 자위행위에 대해 말하려고 하더라고요. (웃으면서) 그래서 혼자 속으로 "나 전문가 아니야 이 친구야!"생각했었죠. 제가 기억하기로는 그때 한 번 뿐이었던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해쉬태그(오늘의거기, 오늘의 거시기)들에 대한 반응이 뜨겁더라고요. 어쩌다 시작하신 거예요?
첫 번째 시즌 촬영할 때 시작한 건데요. 진 집에 보면 정말 다양한 모양의 생식기 상들이 있잖아요. 촬영하면서 자연스레 사진을 많이 찍어뒀죠. SNS를 알려주던 친구가 있었는데 하루는 '이러다 계정 정지 먹을지 몰라요'라고 했었어요. 성기 같은 사진들을 올리는 게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근데 아직까진 별문제 없는 거 같아요. 요즘은 사람들이 먼저 사진 보내줘요. 그림자, 식물, 그냥 그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들을 보낸다니까요. 어떤 날은 정말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요. 런던에서 택시 안에서 비슷한 걸 지나친다던가요. 물론 아직까지는 그런 상황에서 "잠깐 택시 좀 멈춰주세요" 한 적은 없는데, 언젠간 그렇게 할지도 몰라요.
진이라면 당연히 허락할 것 같은데,,, 자녀들이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거나,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를 보나요?
사실 막내 아이들은 제 인스타그램에서 차단했어요. 오티스의 비밀상담소가 끝난다면 뭐 다시 풀어줄 수도 있죠. 막내들이 11살 13살인데요, 아마.... 아직 오티스를 보진 못했을 거예요. 뭐 봤는데 말하지 안 한 걸 수도 있고요. 곧 시즌2가 시작하게 되면, 또래들이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모르겠네요.
진이라는 캐릭터가 중년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성생활에 개방적이잖아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 모습일까요?
그럴지도요. '더 폴'이라는 드라마 출연했을 때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 있는데요. 제가 극 중에서 출근하던 첫날 젊은 경찰을 꼬시는 장면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놀라더라고요. 시즌 3이 방영될 때까지 이야기가 나왔으니까요.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충격적이었던 게,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4~50대 여성이 젊은 남자에게 데이트하자는 걸 신경 쓸 줄 몰랐어요. 뭐 데이트 이상은 진도는 말할 것도 없고요.
할리우드에서 여성들의 나이가 들면 역할이라던가 은연중에 제약이 있었잖아요,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드라마 쪽에서는 분명히 변화의 바람이 있어요. 지난 15년간 40세 이상의 많은 여성들이 TV 드라마의 다양한 주인공 역을 맡았죠. '빅 리틀 라이즈' 도 있었고 '킬링'도 그렇고요. 변하지 않은 곳이 있다면 영화계일 거예요. 아직까지도 40세가 넘는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는 거의 없죠. 독립영화라면 모를까요.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는 생각해요. 그리고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좋은 시기이기도 해요. 특히 연출 쪽에서는 이미 많은 여성 감독들이 있잖아요. 하지만 아직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성 작가나, 감독들도 고비용의 영화를 찍을 날이 올 거예요.
영화계와 드라마계가 그런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영화 한두 개로도 변화가 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2011년에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이 흥행했을 때, 갑자기 영화계도 충격을 받았었죠. '여자들로만 이루어진 영화들도 돈이 되네'라는 분위기가 형성돼서 많은 작품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죠. 어떤 영화가 특정 장르에서 성공하고, 흥행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다면 제작사들을 따라오게 될 거예요. 원더우먼이 있었기에 마블에서도 여주인공 히어로 영화들을 만드는 것처럼요. 이제 드라마도 많이 나올 거고 언젠가는 벽이 허물어지겠죠.
차기작으로 더 크라운에서 마가렛 대처 총리를 연기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 조금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아직 촬영 중이라 곤란해요!!! 배우로서 더 크라운 같은 드라마에서 연기하게 되면, 사전 조사는 당연하고, 가능한 한 많은 것들을 보고 읽어야 돼요. 물론 더 크라운은 여왕 이야기이기에 총리들은 그들의 눈에서 바라보는 모습으로 비치게 되죠. 그녀를 연기하는 건 굉장한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드라마에서는 그녀의 일부밖에 못 보여주는 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어요. 그녀의 원동력이라던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려주긴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물론 개인적으로는 엄청 재밌고, 많이 배우고 있어요.
'Interviews > Persona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넷플릭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메이브, 엠마 매키 인터뷰 (0) | 2020.09.19 |
---|---|
넷플릭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에이미, 에이미 루 우드 인터뷰 (0) | 2020.09.17 |
넷플릭스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 토니, 리키 저베이스 인터뷰 (0) | 2020.09.11 |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맥스, 세이디 싱크 인터뷰 (0) | 2020.09.07 |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일레븐, 밀리 바비 브라운 인터뷰 (1) | 2020.09.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