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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s/Personas

넷플릭스 빌어먹을 세상 따위 알리사, 제시카 바든 인터뷰

by B side 2020.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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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 https://www.vulture.com/2018/01/the-end-of-the-f-ing-world-jessica-barden-interview.html

 

End of the F***ing World’s Jessica Barden on Re-creating the Pulp Fiction Dance

“I just channeled Liza Minnelli and had the time of my life.”

www.vulture.com

빌어먹을 세상 따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려줘요. 제가 듣기로는 만화가 있었고, 2014년에 단편영화로 상영되었을 때도 출연했다고 들었는데, 만들어지기까지 엄청 걸린 셈이네요. (시즌 1은 2017년도 말에 방영되었다.)

우선 이건 말해야겠네요. 당신과 다른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제목을 시원하게 말해주니까 참 좋네요.(영어 제목에는 Fuck이 들어간다) 사람들에게 저 요즘 빌어먹을 세상 따위라는 작품 찍어요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살짝 패닉 상태였거든요. 사람들도 그런 제목의 드라마는 결국 방영되지 않을 것이라는 표정으로 “그래? 그거 나오니?라고 말하곤 했죠. 근데 봐요 진짜 좋은 드라마예요!

당신 말대로 6년 전쯤에 단편 영화를 찍었어요, 그리고 그때 함께 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번에도 함께 했어요. 감독이었던 Jonathan Entwistle이나 제작자였던 Dominic Buchanan 도 있고요. 그 당시에는 만화도 아직 안 끝난 상황이어서 다른 팬들과 완결을 기다렸죠. 심지어 몇 년 동안 인스타그램 팔로워였다니까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친구로 지내게 되었고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언젠가 다시 한번 찍자 이야기했죠. 그 시간 동안 나이도 먹었고, 각자의 삶과 커리어도 생겼고요.

6년이라니,,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굉장한 것 같은데요 알리사에 어떤 점이 특별했나요?

알리사는 여성을 잘 대변하는 거 같아요, 크고 작은 흠들부터 장점들까지요. 어쩔 때는 자신감이 넘치는지 거만해 보이기까지 하죠. 레스토랑에서 잘난 척하면서 웨이트리스한테 대놓고 욕하잖아요, 무서운 게 없는 거죠. 그러다가 바로 다음 순간에는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까 봐 무서워하죠. 사랑에 빠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상처를 잘 받는 편이죠. 사실 아직도 여자들은 이래야만 한다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착하고, 부끄러움이 많든가 아니라면 남자 같으면서 웃겨야 된다거나, 하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잖아요. 우리는 다 가지고 있죠.

찰리(원작 작가)가 만들어 놓은 캐릭터가 그런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어요. 알리사가 여러 상황들에 잘 반응하기도 하고요. 제가 연기 한 걸 다시 볼 때도 항상 놀라요. 한 번은 연기 속 알리사가 눈을 너무 굴려서 놀랐다니까요. 저도 모르게 드러나는 이런 부분들이 더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 같아요. 알리사는 스스로 얼마나 감정이 풍부한지 모르고, 본인이 얼마나 상황을 꼬이게 하는지도 모르죠. 초기 에피소드들 보면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제임스가 죽이려는 마음을 들게 하잖아요. 딱 17세 아이가 할 만한 행동이죠.

그런 사람 있잖아요. 자신 주변의 남자들이 약하게 느끼지 않게 본인의 남자에게 연약함은 숨기는 사람들 그게 알리사라고 생각해요. 아버지의 빈자리와 제임스를 위해 항상 정신 차리고 있어야 하죠. 덕분에 자신의 감정을 살필 수 있는 여유도 없는 거고요.

 

이 드라마가 젊은 여자아이가 안정적인 가정이나 아버지가 없을 때 생기는 모습을 잘 그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버지 없이 자라거나 관련 문제들이 여자들에 대해 보통 표현하는 전형적인 모습이 아니라 좋아요. 이 드라마는 알리사가 아버지나 불온한 가정에서 자라서 제임스에게 기대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사실 아버지 없이 자란 친구들이 주변에 많은데, 이런 어려움은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거 같아요. 직접 스스로를 보호함은 물론이고 남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들도 많죠. 그래서 알리사가 친아빠를 만났을 때에 강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의 본모습을 보고도 무너지지 않죠. 어떤 일이 생겨도 계속 싸워나가 해결하죠. 비슷한 상황의 젊은 친구들에게는 인생이 그랬었을 거라 생각해요. 항상 지켜내기 위해 싸워야 하고, 남자한테 기대서 해결하기보단 함께 해결하려 하죠.

생각해보니 제임스랑 도망칠 때도, 자동차 때문이었잖아요? 제임스를 완전히 믿어서가 아니라.

알리사는 제임스를 보다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려고 이용한 거죠. 저는 알리사가 “우린 곧 잡힐 거야”라는 생각을 한다고 이해하고 연기했어요. 심지어 사건이 벌어지는 집을 걸어갈 때에도 알리사가 “뭐야 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이렇게까지 될지 몰랐는데 말이지”라고 생각했죠. 제 생각에 알리사는 단지 엄마와 계부를 조금 놀라게 하려 했을 뿐이에요 한 이틀 정도? 학교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기에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남자가 있으면 좀 더 자극적일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단지 조금의 재미를 포함해서 이용하려 했던 건데,, 살인이 일어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 거죠.

알리사를 보면 굉장히 감정적으로 충동적인 편으로 보이지만 사실 내면은 여리면서도, 논리적이기도 하죠. 혹시 제임스가 Koch를 죽이기 전에도 알리사는 제임스의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을 알아챘다고 생각하세요?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제임스가 뭔가 다른 점이 있다는 건 알았을 거예요. 그 나이 때에는 다들 뭔가 스스로 잘못된 점을 찾으려고 하죠. 왜냐면 그 나이 때만 할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일들에 대한 변명이 되니까요. 어쩌면 알리사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그게 알리사가 제임스를 좋아하는 이유라고 이해하고 연기했어요. “쟤 사이코패스처럼 생겼네"라는 식으로요. 그녀의 삶에 질려서 있을 수도 있고요.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는 경험하는 것에 한하게 되잖아요. 제임스는 칼을 갈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고요. 알리사도 제임스가 이상하고, 뭔가 문제가 있었다는 건 분명히 알았을 거예요. 그가 사이코패스일지언정 그게 알리사에게는 좋은 일이었을 거예요, 그녀의 삶에 새로운 드라마가 펼쳐지는 거니까요.

제가 시즌1에서 제일 좋았던 장면은 Koch 교수 집에서 행크 윌리암스 곡에 맞추어 춤추는 모습이었는데요. 펄프픽션을 잘 오마주 한 것 같아요. 부끄럼 없이 춤에 취해, 춤출 때 가장 편안하다고 말하는 독백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그 부분은 대본이었나요? 아니면 즉흥적이었나요?

앗! 그 부분 질문해주셔 고마워요!! 아마 한 시간 반 정도 촬영한 거 같아요. 조나단(감독)에게 “제가 어떻게 해야 돼요”라고 묻자 “그냥 엄청 신나게 춤춰 촬영은 우리가 알아서 할 게”라고 답했죠. 그 말을 듣자 왠지 이제까지 그 춤추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내 인생을 살아온 것처럼 느껴졌어요. 사실 친구들하고 있을 때 좀 나서는 편이거든요. 세트장에서 가끔 크리스티나 밀란이나 숀 폴 음악에 맞춰서 마음대로 같이 춤추기도 했었죠. 제가 촬영장에서 조금 부끄러워하자 조나단이 “제시 그냥 해”라고 했죠. 한번 촬영했고 그걸로 끝이었어요. 라이자 미넬리 곡을 시작으로 제 인생의 순간이 오길 기다렸죠. 운이 좋게도 Settin’ the Woods on Fire(행크 윌리암스)에 맞춰 춤추는 부분을 쓸 수 있었고, 세트장에서 친구들과 추었던 음악이었죠. 그리고 그 장면에서 독백하다 갑자기 제임스에게 “우리 다 벗고 춤추자”라는 부분을 정말 좋아하는데 실제 상황이었어도 제가 말했을 법한 대사거든요. 그 순간만큼은 제 본연의 모습이었다고 생각해요.

마무리를 펄프픽션 느낌으로 한 건 뭔가 그런 영원한 느낌이 필요하다 생각했어요. 리한나(미국 여가수, 어린 나이에 데뷔하였다)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생각하려 했죠. 알리사가 스스로를 본인의 나이보다 성숙하다고 느끼면서도(그런데 관심이 있고), 제임스가 자기를 좋아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여느 17살 여자아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피범벅이었던 장면을 촬영하는 건 어떠셨어요?

그 장면을 촬영한 이틀이 가장 힘든 날들이었어요. 제 생각에는 춤추는 장면 촬영했던 주에 촬영 했던 것 같은데요. 보통 흔히들 쓰는 콘 시럽으로 만든 피였는데 굳으면 정말 딱딱하거든요. 피 묻은 채로 이틀 내내 있었던 것 같아요, 심지어 밥 먹을 때도요. 정말 불편했어요 거의 인내심 테스트 수준이었죠. 잘 참고 기다렸다고 느낀 게 Koch 목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데 사실 저한테서 쏟아진 피였는데 재밌었어요. 제 입에도 들어가고, 눈에도 들어가고 계속 뱉어내긴 했지만요.

비교적 짧은 분량의 드라마지만, 빌어먹을 세상 따위는 법적이나 윤리적으로 문제 되는 자기 방어 행위나, 미성년 강간 등을 다루잖아요. 결과적으로 제임스와 알리사가 했던 행동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람에 따라 정당방위였다고 말할 수도, 정의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볼 수도 있고, 혹은 제임스 내면에 살인 충동들이 즉흥적으로 나왔다고 볼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어떻게 보면 둘 다 옳은 행동일 수도 있고, 틀리기도 하잖아요. 계속 회자될 수밖에 없죠. 분명 자기 방어 행위지만, 증거가 없죠. 대답하기가 어려운데, 어떤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자 경찰관인 Eunice(Gemma Whelan 왕좌의 게임에 출연했다)의 말을 빌리자면, 이런 문제들은 항상 이유가 있으니 사람들하고 이야기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거리에서 노숙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숨은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사람이거든요. 그 사람도 분명 어떤 이유로 거리에 있을 거란 말이죠. TV는 이런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 좋은 매개체인 것 같아요. 아마 많은 젊은 친구들이 그 장면 가지고 이야기를 하게 되겠죠. 하지만 Clive Koch처럼 절대 악인 사람도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되겠죠.

시즌2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시즌1 엔딩에 대해 만족하세요?

아마 시청자 분들도 그러시겠지만 사실 마지막 부분에서 슬프기도 하고 멍한 상태였어요. 마지막 부분의 대본을 읽었을 때 울어버리기도 했죠. 하지만 또 한편으론 완전히 끝난 건 아닌 느낌이라 좋기도 했어요. 세상이 끝난 건 아니잖아요? (제목인 빌어먹을 세상 따위를 직역하면 미친 세상의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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