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국수가 당기는 그런 날이 있다. 비 오면 파전, 수제비, 스트레스받으면 피자에 맥주. 그런데 잔치국수는 그냥 갑자기 먹고 싶어 진다. 굳이 어떤 순간인지 기억해본다면 이런 느낌이다.
배가 고프진 않아 배부르게 먹긴 싫어서 간단히 면요리를 먹고 싶을 때. 혹자는 잔치국수가 집에서도 요리해먹기 쉬운 음식이라 말할지 모르겠지만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평범한 남성인 나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요리해먹기 쉽다는 건 라면, 김치볶음밥, 후라이, 햇반 정도에 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갑자기 잔치국수가 당기는데 주변 분식집에서 먹고 싶진 않았다.
네이버 지도에 일산 잔치 국숫집으로 검색해보니 5~6개 정도가 나왔는데 내가 고른 기준은 하나였다. 허름해 보여야 할 것. 단어가 주는 그 허름함을 유지하면서 맛있어 보이는 곳을 찾다 보니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그렇게 진밭 국수에 갔다. 중산동 하늘마을을 지나 센트럴 아이파크를 오른쪽에 두고 좌회전해서 시골길을 따라 5분 정도 운전하며 누가 봐도 맛집스러운 국숫집이 보인다. 건물 전면에 주차장은 없으나 주인아주머니꼐 물어보니 주위 공터에 대면된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메뉴는 잔치국수, 비빔국수, 녹두전. 두 명이서 국수 하나씩 시키려니 "우리 집은 녹두전이 맛있는데,,"라는 말에 녹두전도 시키고 말았다.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굉장히 넓었고, 평일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요즘 식당은 위치랑 상관없이 맛이 중요한 것 같다.
잔치국수는 국물이 정말 좋았고, 녹두전도 바삭바삭하니 푸짐한게 막걸리가 당기는 맛이었다. 비빔국수는 특별할 게 없었지만 그래도 맛없다고 보긴 어려웠다. 잔치국수의 생명인 김치 또한 아주 훌륭했다.
잔치국수가 떠오르는 날이면 무조건 찾아갈 집이다.
*잔치국수 4,500원
*비빔국수 4,500원
*녹두전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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