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끊으면 잠을 잘 잘까? (한 달 애플워치 수면 추적 후기)
4월 초 어느 월요일, 출근하는 지하철이 유독 힘들어서였는지 몰라도 갑자기 커피를 그만 마셔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왜? 잘 모르겠다. 그냥 불현듯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딱히 스스로를 커피 혹은 카페인 중독자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말이지. 여느 직장인처럼 출근하면 아메리카노 한잔을 시작으로 일 평균 2~3회가량 커피를 습관적으로 마셨었는데 변덕쟁이 같은 결심을 시작으로 커피를 먹지 않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달 반이 지난 지금까지 커피를 마시지 않고 있고, 더 이상 커피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유없이 끊은 커피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크게 두 가지 정도로 말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1. 식사 후 까페에서 메뉴를 고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딱히 금전적으로 절약이 되는 것 같진 않다.)
2. 1번의 이유 덕분에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카페인 섭취가 줄었으니 잠을 잘 자는 건 아니냐고? 사실 그랬던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커피를 끊은 첫 2주간은 정말 점심시간 이후 오후 근무시간은 너무나도 졸린 나날들의 연속이었음은 물론 퇴근하고 집에 오면 버틸힘도 없이 바로 침대 누워 기절한 것처럼 바로 곯아떨어지고 눈을 뜨면 기상 시간이었다. 스스로 카페인에 영향을 받지 않는 몸이라 생각했었는데 나름 약물(커피)에 의존하면서 살아왔던 건가 싶기도 했다. 물론 수면의 질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요즘은 커피 마실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기분이 든다.
그러다 얼마전 친구가 애플워치에 수면 추적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확인해 보니 재밌는 변화가 있었다. 혹시 커피와 수면 패턴 변화의 상관관계를 궁금해하는 누군가를 위해 비교 결과를 공개한다.
사실 6개월 데이터의 경우 커피를 끊었던 1개월 반정도의 시간이 포함되어있기는 하지만, 코어수면이 -10%이고 REM 수면이 +4% 깊은 수면이 +5%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애플워치의 수면 추적 기능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모르지만 커피 마시기 전후라 꽤 유효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항목에 대한 애플의 설명은 아래와 같다. 언뜻 보았을떈 깊은 수면이 늘어나면 좋은 것 같았는데 각각의 역할이 있는 것 같다. 굳이 설명만으로 판단해 보자면 괜찮은 변화인지도 모르겠다. 이왕 이렇게 시작한 거 커피를 끊은 6개월 뒤인 10월에 한번 더 확인해 봐야겠다.
아 그리고 보니, 21년도에 이런 글도 썼었군? 재밌다. 2년만에 반쯤 성공한 건가.
https://netflix-bside.tistory.com/86